Page 128 고 윤리와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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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티누스에 따르면 신은 최고의 선이며, ‘신에 대한 사랑’은 최고
의 덕이었다.
그 누구도 진정한 경건 없이는, 즉 진정한 신에 대한 참된 경배 없이는 진정한
덕을 지닐 수 없다. - 아우구스티누스, 『신의 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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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신을 뜨겁게 사랑할수록 우리는 더욱더 분명하고 완전하게 신을 알게
된다. - 아우구스티누스, 『삼위일체론』
아우구스티누스는 처음에 플라톤주의의 관점에서 성서를 이해하고자 하
였지만, 점차 플라톤의 가르침을 넘어서는 진리가 있음을 깨달았다. 그것
은 인간을 향한 신의 끝없는 사랑과 은총이었다. 그에게 신은 이성적 인식 10
▲ 서재에서 책을 읽으며 생각에 잠긴 아우구스티
의 대상이 아니라, 종교적 체험을 통해 만나야 할 인격적 존재였다. 그래서
누스
그가 지향했던 것은 신에 대한 단순한 철학적·이론적 사색이 아니라 사랑에 의한
신과의 초자연적 일치였다. 이런 관점에서 아우구스티누스의 윤리 사상은 근본적으
✽사랑의 윤리 로 ‘사랑의 윤리’라고 할 수 있다.
✽
그리스도교에서는 “네 마음을 다
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 만일 신이 인간의 최고선이라 한다면, 그 최고선을 구하는 것이 잘 사는 일이므로, 잘 산 15
라.”와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 다는 것은 분명히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신을 사랑하는 것에 다름 아니
랑하라.”라는 두 가지 계명이 모 다. - 아우구스티누스, 『가톨릭교회의 습속과 마니교의 습속』
든 율법과 예언서의 골자이다.
(마태복음 22장)
여기에 자연 철학이 있다. 왜냐하면 만물의 모든 원인은 창조자인 신 안에 있기 때문이
다. 그리고 여기에 윤리학이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사랑해야 할 대상인 신과 이웃을 타당한
방법으로 사랑하지 않고는 선하고 올바른 삶이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0
- 아우구스티누스, 『요한의 편지 주해』
아우구스티누스가 보기에, 인간의 이성은 인간의 유한성을 인식하고 반성하도록
할 수는 있으나, 결코 그것을 극복하거나 초월하게 해 줄 수는 없다. 여기서 합리적
이성을 초월하는 어떤 비약이 요구된다. 그리스도교야말로 인간의 유한성을 초월하
여 완전한 존재이자 최고선인 신과 하나 되게 해 주는 참된 종교이다. 25
아우구스티누스에 의하면, 최고선인 신은 이 세상을 선하게 창조하고 인간에게
자유 의지를 주었으나, 인간이 이를 남용하여 악이 생겨났다. 따라서 인간의 구원은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신의 은총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인간은 이처럼 불
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자신의 힘만으로는 참된 선을 실현할 수도 완전한 행복에
이를 수도 없다. 참된 행복은 우리가 신앙을 통하여 영원하고 완전한 존재인 신과 30
하나가 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이런 의미에서 그리스도교는 그 당시까지 모든 사
상가들이 추구해왔던 행복이라는 삶의 이상을 궁극적으로 실현해 주는 종교였으며,
‘행복주의’의 최종적 완성이라 말할 수 있다.
126 Ⅲ. 서양 윤리 사상
윤리와사상제출본.indb 126 2018-08-06 오전 11:3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