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5 고 윤리와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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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만이 지닌 특별한 기능은 정신의 이성적 활동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기능을 훌륭하
게 수행한다는 것은 바로 이 이성적 활동을 잘 수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의 이성적 활동
은 그 활동에 맞는 규범, 즉 덕을 가지고 수행할 때 잘 할 수 있다. 따라서 좋음이란 덕과 일치
하는 정신의 활동이라고 하겠다. -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05 이론 및 실천의 탁월성 그렇다면 이러한 덕들은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지성적
덕은 교육을 통해 배우지만, 품성적 덕은 이미 그 덕을 겸비하여 모범이 되는 사람
의 행동을 거듭 따라 하며 습관처럼 익히게 된다.
가령 용기라는 덕은 용기 있는 사람의 행동을 본받아 거듭 따라 하면서 자신의 품
성으로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그리고 용기 있는 행동이 필요한 상황을 만났을 때
10 무모함이나 비겁함 없이 적절히 행동하는 사람이 바로 용기 있는 사람인 것이다. 이
러한 품성의 덕은 지나침이나 모자람이 없이 구체적 상황에 딱 맞는 중용을 추구한
다. 중용은 단순한 산술적 평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최선을 의미한다.
알맞은 때, 알맞은 것을, 알맞은 사람들에게, 알맞은 목적을 위해, 알맞은 방식으로 하는 ✽주의주의(主意主義)
15 것이 중용이자 최선이고, 이것이 곧 덕의 특징이다. 이성을 중시하는 주지주의와 비
교하여 인간의 의지를 이성보다
-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더 중시하는 철학적 관점을 말
한다.
실천적 지혜가 중용을 통해 품성의 덕을 쌓아 가는 과정에서 물론 이론적 지혜 역
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무엇이 중용인지 심사숙고하는 과정에서
이론적 지혜의 도움을 받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옳은
20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해서 바로 옳은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집을 지어 봐야 건축가가 될
옳은 일을 안다고 하더라도 의지가 약하거나 자제력이 부족한 경우 옳은 일을 하지 수 있듯이 절제 있는 행위를 해야
절제 있게 되고, 용기 있는 행위를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덕 있는 사람이란 덕 해야 용기 있게 된다.
에 대해 정확히 아는 이론적 지혜뿐만 아니라 이러한 지혜에 따라 실천할 수 있는
충분한 의지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사람이다.
25 인생에서 최고의 선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확한 앎, 이를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 그
리고 지속적인 실천이라는 이 세 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었을 때 비로
소 덕 있는 사람이 가능하며, 이러한 사람이 행복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 사상은 이성뿐만 아니라 의지 역시 중요시한다는
✽
점에서 주지주의에 주의주의를 가미한 윤리 사상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30 이 점은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순수한 주지주의 윤리 사상과 대조를 이
룬다.
▶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 384~B.C. 322)
2. 덕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 113
윤리와사상제출본.indb 113 2018-08-06 오전 11:3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