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고 윤리와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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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윤리 사상은 어떤 특징이 있는가?
자연관과 세계관 사람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이다. 인간을 둘러싼
자연과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은 윤리 사상에도 영향을 준다. 이는 사람과 사
람 사이의 관계를 규정하는 행위의 규칙이 자연과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05
농경 문화를 기본으로 하는 동양 사회에서 인간은 자연과 친화적 관계를
가지면서 천체 운동과 기후 변화에 따라 농사를 안정적으로 짓기 위한 지혜
를 찾았다. 따라서 계절의 변화에 따라 살아가는 삶의 방식은 자연 질서에 순
응하는 순환론적 사고방식을 보여 준다. 또한, 동양 윤리 사상은 인간과 세
▲ 김홍도, <논갈이> (국립 중앙 박물관 소장) 계를 하나의 통합된 전체로 보는 유기체적 자연관을 토대로 삼고 있다. 모 10
든 존재가 서로 조화를 이루는 생명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유교와 도가에서는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변하지 않는 근본 원리를 도(道) 혹은 천
도(天道)로 설명하면서, 인간의 윤리 또한 이러한 원리를 본받아 자연과 조화하고 공
존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유교의 기본 경전인 『중용』에서는 “성실은 하늘의 도이고,
성실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인간의 도이다.”라고 주장한다. 이는 윤리의 근원을 하늘 15
〔天, 즉 자연〕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하늘을 본받아 살아가다는 것은 천지·자
연과 조화하고 공존하는 삶을 말한다.
도가에서는 자연의 흐름에 따라 살아가는 삶을 이상으로 삼았다. 장자가 나비가 되
는 꿈을 꾸고 나서 자신이 나비가 되는 꿈을 꾼 것인지 나비가 자신이 되는 꿈을 꾼 것
인지 의아해하는 것은 나와 대상의 구별이 없는 세계관을 보여 준다. 20
불교 또한 어떤 사물도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인연(因緣)에 따라 생성하고 소멸
한다는 세계관을 제시하였다. 이는 세상 만물이 상호 연관되어 있고 의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불교에서는 인간의 삶과 행복, 그리고 사회적 질서를 상호 연관성의 원칙에
따라 설명한다.
성찰하기
자료 물아일체의 삶, 호접몽(胡蝶夢)
읽기
어느 날 장자가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내가 어젯밤 꿈에 나비가 되었다. 날
개를 펄럭이며 꽃 사이를 즐겁게 날아다녔는데, 너무도 기분이 좋아서 내가
나인지도 잊어버렸다. 그러다 불현듯 꿈에서 깨었다. 깨고 보니 나는 나비가
아니라 내가 아닌가? 그래 생각하기를 어젯밤 꿈에서 나비가 되었을 때는 내
가 나인지도 몰랐다. 그런데 꿈에서 깨고 보니 분명 나였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정말 나인가, 아니면 나비가 꿈에서 내가 된 것인가? 지금의 나는 과연
진정한 나인가? 아니면 나비가 나로 변한 것인가?” - 『장자』, 제물 편
도움 글 호접몽은 ‘나비의 꿈’이라는 뜻으로 사물과 자기와의 구별을 잊은 것을 말한다. 도가에서는 인간과 자연의 구별을 넘어서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세계관을 제시하였다.
38 Ⅱ. 동양과 한국 윤리 사상
윤리와사상제출본.indb 38 2018-08-06 오전 11:3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