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고 윤리와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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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황과 이이는 성리학을 어떻게 이해하였는가?

이황: 순수한 도덕 본성의 발현 성리학은 우주 만물의 궁극적인 이치뿐만 아니라
인간의 도덕 문제까지도 이(理)와 기(氣)의 관계로 설명한다. 주희는 이와 기는 서
로 떨어질 수 없고 동시에 서로 섞일 수도 없다고 하였다. 이황은 주희의 이러한 주

장을 수용하면서도 상대적으로 서로 섞일 수 없다는 점을 중시하였다. 05


천지간에 이(理)도 있고 기(氣)도 있으니, 이가 있게 되면 곧 기가 생기고, 기가 있으면 이
▲ 이황(李滉, 1501~1570) 조선
시대 영남학파를 대표하는 성리 가 따른다. 이는 기의 장수가 되고 기는 이의 졸개가 되어 천지의 공을 이룩한다.
학자로 호는 퇴계이다.
- 이황, 『천명도설 도여서』

이황은 이가 기를 주재하고 기는 이의 재료라고 보았으며, 이가 귀하고 기는 천하

다는 관점을 취하였다. 이러한 주장은 기를 주재하는 이의 능동적 역할을 강조하기 10

✽기대승(奇大升, 1527~1572) 위한 것이다. 이황은 기대승과의 논쟁을 통해 이기호발설(理氣互發說)을 정립하였
조선 중기의 성리학자로 이황과 ✽
다. 이기호발설은 사단은 이가 드러나고 기가 이를 따르는 것이며, 칠정은 기가 발
8년 동안 편지로 사단칠정 논쟁
을 벌이며, 이와 기, 그리고 사 하고 이가 그 위에 올라타고 있다는 것이다. 즉, 사단은 하늘의 본성에 따라 이가 드
단과 칠정을 엄격하게 구별하는
러난 순수한 선이며, 칠정은 기질적인 일반 감정이 드러난 것으로 선과 악이 섞여 있
이황의 견해를 비판하였다.
기 때문에 그 위에 올라타고 있는 이가 기의 작용을 주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황이 15
이렇게 주장한 까닭은 오직 사단과 같은 도덕 감정의 확장에 의해서만 순수한 도덕
본성이 발현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황에 따르면, 이는 마음속에 있는 도덕 실천의 주체이다. 그리고 사람의 행동을
주재하는 마음을 자각 상태로 유지하여 도덕 본성을 유지하는 방법이 바로 경(敬)이
다. 또한, 마음이 딴 곳에 가지 않도록 집중하고, 몸가짐과 행동을 단정히 하며, 도덕 20

적으로 항상 깨어 있는 것이 경을 실천하는 방법이다. 그는 사물의 이치를 밝히는 과
정인 궁리(窮理)에 앞서 거경(居敬)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철학과 이황의 『성학십도』
고전
이황이 저술한 『성학십도』는 유학의 핵심 내용을 열 개의 그림과 도표로 알기 쉽게 설
명한 것이다. 이황은 『성학십도』의 아홉 번째 그림에 다음과 같은 잠언을 싣고 선비의 바
른 몸가짐과 마음 자세의 본보기로 삼았다.

• 항상 의관을 바르게 하고, 시선을 존엄하게 하며, 마음을 가라앉혀 마치 상제를
모신 듯이 하라.
• 걸음걸이를 무겁게 하고, 손은 공손하게 하며, 땅을 골라 밟는 것이 마치 개미 둑
사이로 말을 달리듯이 하라.
• 문을 나서면 손님을 대하듯 하고, 일을 처리할 때는 제사를 지내듯 하며, 조심조
심 두려워하여 잠시도 안이하게 행동하지 말라.
• 입 다물기를 병마개 막듯이 하고, 잡생각 막기를 성문 지키듯 하며, 삼가고 조심
하여 잠시도 경솔하게 말하지 말라. 『성학십도』 제9장 경재잠도 ▶


54 Ⅱ. 동양과 한국 윤리 사상







윤리와사상제출본.indb 54 2018-08-06 오전 11: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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